생성형 AI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정보 제작의 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인터넷은 AI가 찍어낸 수조 개의 콘텐츠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보가 흔해질수록 ‘진짜 가치 있는 것’을 골라내는 안목은 더욱 귀해지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은 확률에 따라 정보를 추천하지만, 인간은 ‘의미’와 ‘맥락’에 따라 정보를 선별합니다. 인공지능이 답을 내놓는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정보를 엮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큐레이션(Curation)’ 능력입니다. 본 칼럼에서는 AI 시대에 부활하는 인간 큐레이션의 본질과 그 경제적 가치를 분석합니다.
1. 정보 과잉의 늪과 ‘필터 버블’의 한계
알고리즘 기반의 추천 시스템은 우리를 ‘필터 버블(Filter Bubble)’에 가두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내가 좋아할 만한 정보만 반복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편향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시각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또한, AI가 생성한 양적 팽창은 정보의 질적 저하를 동반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자들은 더 이상 검색 엔진의 결과만을 믿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이 골라준 정보, 즉 큐레이터의 안목에 의존하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리즘이 해결하지 못하는 ‘신뢰’와 ‘다양성’의 문제를 인간의 큐레이션이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2. 큐레이션은 창조의 새로운 형태다
스티브 잡스는 “창의성이란 단지 사물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큐레이션 역시 흩어진 정보 조각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창조적 행위입니다.
훌륭한 큐레이터는 단순히 링크를 공유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정보가 왜 지금 중요한지, 다른 정보와 어떤 연결 고리가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해석(Perspective)을 덧붙이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해석력이 더해질 때 정보는 단순한 데이터를 넘어 독창적인 지식 자산으로 탈바꿈합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한 인간의 독특한 취향과 삶의 궤적이 담긴 ‘관점’은 복제할 수 없습니다.
3. 퍼스널 브랜드로서의 큐레이션 전략
미래의 영향력은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무엇을 권하느냐에서 나옵니다. 나만의 큐레이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좁고 깊은 전문 분야(Niche)를 정하십시오. 모든 것을 다루기보다 특정 분야의 필터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일관된 톤앤매너를 유지하십시오. 당신의 안목을 신뢰할 수 있도록 일관된 가치관을 투영해야 합니다. 셋째, 커뮤니티와 소통하십시오. 큐레이션은 본질적으로 타인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이타적 행위입니다. 독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당신의 필터는 더욱 정교해지고, 이는 곧 대체 불가능한 퍼스널 브랜드가 됩니다.
결론: 안목이 곧 권력이 되는 시대
정보가 무한대인 세상에서 사람들의 시간을 아껴주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주며, 삶의 영감을 주는 큐레이터의 존재는 갈수록 빛을 발할 것입니다. 기술의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 인간다운 안목을 갈망합니다. AI를 도구 삼아 더 넓은 세상을 탐색하되, 최종적인 선택과 연결은 당신의 감각으로 완성하십시오. 당신의 취향이 담긴 큐레이션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